한인타운 아파트에 가짜 공무원 주의보
최근 LA한인타운에서 LA시 공무원으로 위장해 한인 등 주민들에게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기가 빈발해 주의가 요구된다. 라파예 파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얼마 전 집으로 들어서다가 수상한 사람들과 마주쳤다. 김씨가 출입문을 열자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성 2명이 뒤따라 들어온 것이다. 김씨는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상함을 느껴 ‘누구냐, 어디서 왔냐’고 묻자 그들은 'LA시에서 나왔다. 저소득층 관련 설문조사를 하려고 나왔다’라고 얼버무렸다”며 “청년들이 들고 있던 양식을 보니 소셜시큐리티번호(SSN) 및 운전면허증 등 개인정보를 기재하라고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한인 입주자가 80% 이상인 이 아파트에 들어온 남성들은 유닛마다 노크하면서 아파트 전체를 돌아다녔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이들을 뒤따라가며 살펴봤고, 몇몇 주민을 통해 이 남성들이 지난 1일부터 집집마다 다니며 한글로 된 안내문과 양식을 나눠준 것을 알아냈다. 해당 안내문은 LA주택국(LAHD)과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의 로고가 그려져 있으며 ‘납 위험 개선 프로그램(LHRP)’이라고 적혀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LAHD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1978년 이전 설립된 아파트 및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층을 위해 납 성분 페인트를 교정해주고 있다. 그러나 LA주택국에 따르면 지원을 받기 위한 양식에는 집 주소 및 전화번호, 거주자 수 등만을 기재하면 될 뿐 소셜 번호 등은 요구하지 않는다. 공무원으로 위장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려는 시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해당 아파트 매니저는 “며칠 전부터 입주자들에게 항의 전화가 많이 와서 방범 카메라를 돌려보니 출입문이 열린 틈을 타서 아파트 내부로 진입하는 이들을 발견했다”며 “하루가 아닌 2~3일에 걸쳐 계획적으로 방문한 것 같다. 주로 2명이 한 팀으로 다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니저는 “아파트 내 치안을 위해 3일 본사 및 변호사와 회의를 했다. 방범을 더 확대하고 입주자들에 안내문을 게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아파트 측에 따르면 LA시에서 공고할 일이 생기면 건물주, 매니지먼트 회사를 통해 통보되지 아파트 입주자를 개인적으로 방문하는 경우는 없다.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나눠준 양식에 거론된 KIWA의 한 관계자도 “공무원이 가정마다 방문하며 공고문을 전달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팬데믹 이후, 특히 최근 가스비와 전기세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각종 전화사기가 크게 늘고 있다. 이미 LA수도전력국(DWP), 남가주에디슨(SCE)등은 직원이나 공무원을 사칭해 전기세 및 공과금 납부를 독촉하는 전화 사기 피해가 늘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한인타운 개인정보 한인타운 아파트 개인정보 요구 la시 공무원